회사소개
 

[권미경 칼럼니스트]

▲ , ㈜커리어컨설팅 대표.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에서 30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A 씨는 최근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부모님은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잦아졌고, 큰아들은 대학 졸업 후에도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모아 놓은 돈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A 씨는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다. 신중년을 대상으로 강의와 상담을 하다 보면 A 씨와 비슷한 걱정을 하는 이들이 많다. 신중년은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재취업을 준비하는 과도기 세대를 의미한다. 흔히 50대와 60대를 지칭한다. 신중년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배경 중 하나는 고령화이다. 우리나라 인구 구조는 1955년부터 1974년까지 출생률이 급증했다. 1955년부터 1963년까지는 1차 베이비붐 세대(705만 명), 1964년부터 1974년까지는 2차 베이비붐 세대(954만 명)로 나눌 수 있다.

 
평생직장에서 정년까지 근무할 줄 알았는데
50세도 되기 전에 퇴직 권유, 재취업 시장 어려움

 
2024년부터 전체 인구의 약 18.6%를 차지하는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순차적으로 법정 은퇴 나이인 60세에 도달할 예정이다. 이 세대는 경제 발전의 주요 동력이었으나 이제는 은퇴와 함께 경제력이 감소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 과거에는 은퇴 후 여유로운 노후를 꿈꿀 수 있었지만, 지금은 현실이 다르다. 그동안 평생직장에서 정년까지 근무할 줄 알았는데 50세도 되기 전에 퇴직을 권유받고, 재취업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 좋게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며 급여는 줄어들 확률이 높다.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기간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이다. 자녀들은 어렵게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취업하더라도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이다. 그 와중에 고령인 부모님까지 돌봐야 하는 책임이 베이비붐 세대에게 주어졌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연령 진입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며 연간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실제로,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연령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성장률이 연 0.33%p 하락한 바 있다. 이러한 경제 지표와 통계는 중장년 개인에게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다. 정작 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는 현실이 더 막막하게 다가온다. 준비가 되지 않은 퇴직자들은 경제활동을 이어가기가 어렵고, 심리적 고립감에 빠지기 쉽다. 신체적으로 건강하더라도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면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질 가능성도 크다.

 
누구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힘이 있다.
정확한 정보, 체계적 준비와 노력이 있다면

 
고령화 위기를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황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면, 위기(危機)를 기회(機會)로 바꿀 수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양호한 교육 수준과 IT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있어, 재교육을 통해 생애 주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성장 잠재력의 추가 하락을 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적절한 대응과 준비가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

필자는 25년간 구인과 구직 등 채용 분야 HR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많은 기업과 개인을 만나 컨설팅하는 과정에서 신중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은퇴 설계와 재취업을 지원하는 일에 집중해왔다. 앞으로 ‘신중년 행복한 길 찾기’ 기획 칼럼 연재를 통해 A 씨와 같은 신중년들이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차근차근 문제를 극복해 나가며 빛나는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누구나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힘이 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풍요롭고 의미 있는 인생 후반부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출처 : 경인종합일보(http://www.jonghap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