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미경 (주)커리어컨설팅 대표
(PPSS 윤동근 기자) 올해 고용노동부는 중장년 경력지원제를 확대했다.
지난해 1,720명이었던 참여 인원을 2,000명으로 늘렸다. 대상은 자격증도 따고 훈련도 이수했지만 실무 경력이 없어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퇴직 50대 이상이다. 참여자는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는 기간 동안 월 최대 150만 원의 수당을 받는다. 좋은 제도다. 그런데 이 제도를 들여다보다가 나는 다른 질문 하나가 계속 떠올랐다. 애초에 왜 이 사람들은 자격증을 따고도 재취업이 안 되는 상태에 이르렀을까.
자격증은 통과했는데 방향은 틀렸다면
30년 가까이 채용시장 현장에서 일하며 이런 사례를 수없이 봤다. 퇴직 후 이런저런 자격증을 따고, 관련 교육과정도 성실히 수료했는데 정작 재취업 시장에서는 반응이 없는 경우다. 이유를 물어보면 대개 이렇게 답한다. "요즘 이 분야가 유망하다고 해서요." "주변에서 다들 이걸 준비하길래요." 자격증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그 자격증이 향하는 방향이 정작 본인의 역량이나 경험과 맞는지, 시작하기 전에 아무도 확인해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중장년 경력지원제는 이 사람들에게 실무 경험이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채워준다. 훌륭한 설계다. 하지만 이 제도는 정확히 그 지점, 즉 자격증 취득 이후부터 개입한다. 그보다 앞선 단계, 그러니까 애초에 어떤 방향으로 자격을 준비할지 정하는 단계에는 체계적인 도움이 거의 없다. 정부 정책이든 개인의 판단이든, 이 앞단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가깝다.
재취업지원서비스 제도 역시 마찬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진행한 간담회에서도 이·전직이 활발한 중견·중소기업 종사자들이 오랫동안 이 서비스에서 소외되어 왔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여율이 낮고 공공고용서비스와의 연계도 부족했다는 것이다. 제도가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제도가 늘어날수록 그 앞단에서 방향을 잘못 잡는 사람들의 숫자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
방향을 먼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내가 몸담은 커리어컨설팅에서 온핏(On-Fit)이라는 진단 도구를 만든 것도 이 사각지대 때문이다. 재직자와 경력자, 중장년을 위한 경력전환준비도검사는 조직심리학의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조직 적합성 이론을 바탕으로 다섯 가지 핵심 역량을 진단한다. 검사를 마치면 지금 이 사람이 가려는 방향이 실제 역량과 얼마나 맞는지를 20페이지 분량의 리포트로 확인할 수 있다. 이건 자격증을 따라는 이야기도, 특정 직무를 추천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방향을 정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점검해보라는 이야기다.
정책은 대개 문제가 이미 벌어진 다음에 작동한다. 자격은 있는데 경력이 없어서 재취업이 막힌 사람에게 실무 기회를 준다. 이·전직이 잦은데도 지원에서 소외된 기업 종사자에게 서비스를 확대한다. 모두 필요한 조치다. 다만 나는 이 흐름의 맨 앞에, 그러니까 애초에 자격을 준비하기 전 단계에 진단이라는 절차 하나가 더해지면 어떨까 생각한다.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 정책의 도움을 받는 것과, 시행착오 자체를 줄이고 시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한 뒤 다음 진로를 고민 중이라면, 자격증이나 교육과정부터 알아보기 전에 한 가지만 먼저 해보길 권한다. 지금 내가 가려는 방향이 정말 나의 역량과 맞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그 확인 한 번이 이후의 시간과 비용을 크게 아껴줄 수 있다.
출처 : ㅍㅍㅅㅅ PPSS (https://www.ppss.kr)
